AI가 세금을 신고해준다는데… 진짜 믿어도 되는 걸까?
2025년부터 국세청은 홈택스, 손택스 등 전산 시스템을 통해 AI 기반 자동신고 기능을 점차 확대 적용 중입니다. 이 기능의 핵심은 납세자의 소득, 지출, 공제 자료를 자동으로 불러와서 "거의 완성된 신고서"를 제공해주는 거예요. 예전 같으면 하얀 화면 앞에 놓고 ‘내가 뭘 잘못했지…’ 싶은 그 기분, 이제 안 느껴도 됩니다.
심지어 민간 세무 플랫폼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무회계 프로그램에 AI를 접목시켜 "전년도 데이터 + 카드 내역 + 홈택스 연동"으로 자동 신고까지 도와주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죠. 예전엔 세무사 사무실에 방문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도장 찍고, 파일 넘기던 것들이… 이제는 앱 안에서 다 이루어진다고요?
물론, AI가 ‘국세청장보다 더 정확하다’고는 아직 말 못 합니다. AI도 사람 손으로 입력된 자료를 기반으로 움직이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전문 지식 없이도 신고를 끝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
이제 종소세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올해는 얼만큼 털릴까…”가 아니라
“AI야, 세금 좀 부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
편리함이 무기인 시대엔, 빠르게 적응하는 자가 웃게 되어 있습니다.
(단, 여전히 영수증 안 챙기면 AI도 도와줄 수 없다는 슬픈 진실…)
자동 신고 기능, 당신에게 딱 맞는 옷일까?
누군가에게는 구세주 같은 자동신고 기능.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넌 아직 이 옷 입으면 안 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동신고는 말 그대로 ‘기본적인 수입구조와 지출패턴’을 가진 사람에게 최적화된 기능입니다.
자, 체크해봅시다. 당신은 아래 항목에 몇 개나 해당되나요?
프리랜서인데 수입이 한두 곳에서만 발생한다
별다른 공제 없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정도만 있다
경비는 카드로 대부분 정리한다
단순경비율 대상자다
회계장부? 본 적도 없다
만약 이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AI 자동신고가 꽤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끌어온 자료로도 충분히 신고가 가능하고, 실수도 적고, 무엇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확 낮아지니까요.
그런데 반대로요.
1인 법인을 갖고 있거나
부동산 임대, 유튜브 수입, 외화 수익 등 복수의 수입원이 있고
장부를 직접 정리하거나 세무사와 계약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AI 자동신고는 잠깐의 구경 정도로만 만족하셔야 해요.
아직 AI가 당신의 복잡한 재무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거든요.
게다가 고의는 아니더라도, 누락이나 오신고가 생기면 책임은 AI가 아닌 본인이라는 점, 반드시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결국 AI 자동신고는 ‘편리함을 무기로 한 대중용 셀프 신고 툴’이라고 보면 됩니다.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 사이즈 옷 같지만, 정말 잘 어울리느냐는 몸에 달렸죠.
딱 맞으면 매년 편하게 신고 끝!
안 맞으면 ‘이게 뭐야…’ 하며 다시 세무사에 손 들게 될 수도 있어요.
AI가 못 해주는 ‘진짜 중요한 것들’
이쯤 되면 “그럼 앞으로 세무사는 사라지나요?”라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그런데 세무사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AI가 못하는 일들이 아직 너무 많거든요.
첫째, 해석과 전략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입니다.
AI는 데이터를 정리해줄 수 있지만,
“당신의 사업 성격상 내년에 기준경비율보다 장부신고로 가는 게 유리합니다” 같은 조언은 못 해줍니다.
세금은 ‘계산’이 아니라 ‘판단’의 영역도 크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전문가의 분석은 아직 필수예요.
둘째, 세무조사 대응은 AI의 손이 닿지 않는 곳입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국세청 직원과 커피 마시면서 설득해줄 수는 없잖아요?
어떤 자료를 내야 할지, 어디까지 응답할지, 어떻게 방어 논리를 짤지 등은
사람 세무사의 몫입니다. 이건 그 누구도 AI에게 맡기고 싶지 않겠죠.
셋째, 복잡한 세액공제, 감면, 경정청구 등 특수한 세무 이슈는 아직도 사람 손이 필요합니다.
이런 건 ‘머리로는 알겠는데, 서식 작성부터가 무서운’ 영역이죠.
여전히 많은 사업자들이 세무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AI는 우리 곁에 ‘똑똑한 비서’로 다가오고 있어요.
손발은 빠르고 기억력은 뛰어나지만, 전략과 경험, 감각은 아직 부족하죠.
하지만 이 비서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2025년, 당신의 종소세 시즌은 “눈물의 시즌”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신고 완료하는 평온한 봄날”로 바뀔 수 있을지도 몰라요.